누구나 '휴식'에 대한 각자의 취향과 해석이 있기 마련이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거나 뇌를 깨우는 커피를 한 모금 들이킬 때, 좋아하는 책을 읽거나 게임을 하는 것, 하던 일을 멈추고 바람을 쐬거나 먼 풍경을 가만히 응시하는 일. 지난 10월 고양시 덕양구의 오래된 기찻길 옆에 진정한 휴식의 의미를 고민해 볼 수 있는 공간이 새롭게 모습을 드러냈다.
낮은 언덕을 등지고 있는 마을 초입의 장승은 익숙한 시골 풍경을 떠올리게 했다. 바삭하게 마른 낙엽을 밟고 걷다 보니 사랑스러운 버터 색 건물의 머리가 보였다.
휘우커피는 다소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위치한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번잡함이 없는 고요한 시골 풍경 속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건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오래전 바퀴의 흔적이 남은 기찻길과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연상케 하는 철도 건널목을 지나야 한다. 정겨운 전원의 풍경과 따뜻한 빛이 가득한 이곳은 오늘도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롭다.
클래식한 매력을 풍기는 아치형 창살과 부드러운 노란색의 조화가 어울리면서 빈티지하면서도 깔끔한 파사드를 완성했다. 휘우커피의 고풍적인 외관은 1686년 지어진 프랑스 파리의 레스토랑 르 프로코프(Le Procope)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고전적인 외관, 체커보드 패턴의 바닥 마감 등 다양한 요소를 카페 콘셉트에 맞도록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야외 정원을 지나 본격 카페 내부로 진입하면, 천창과 커다란 창문을 통해 테이블을 환히 밝히는 채광과 고소한 빵 냄새가 오감을 자극한다. 차분한 목가구들과 다정한 노란빛의 앙상블은 마치 여행을 떠나온 듯한 이국적인 감상에 잠시 젖게 만든다. 크고 화려한 창문과 대조적인 단순한 천장 조명, 잔잔한 향기를 전해오는 녹색식물들이 어우러져 '휴식'에 몰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한다.
전체 디자인을 총괄한 휘우커피의 대표는 햇빛을 카페 중앙으로 끌어오기 위해 오래 고민했고, 원하는 내부 조도를 만족시키기 위해 층고가 높은 2층 규모로 공간을 단장했다. 이 풍부한 채광이 유난히 도드라지는 곳은 단연 1~2층을 연결하는 계단이다. 층계를 조명하는 천창을 통해, 시간과 계절에 따라 서로 다른 그림자가 운치있는 무드를 선사한다.
탁 트인 창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철도와 고목으로 둘러싸인 건물 둘레를 흥미롭게 관찰할 수 있는 시야가 펼쳐진다. 추후 전시 공간으로 활용될 넓은 테라스는 아웃도어 가구들, 바짝 솟은 작은 나무들의 어울림이 인상적이다. 직접 수집한 빈티지가구와 총총히 불을 밝히는 귀여운 조명들이 잊고 있던 여유로운 순간을 불러일으킨다.
휘우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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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 010-3830-0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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